임시총회의 자리
5대 회장기의 한 해, 영가회 임시총회 겸 특강이 프레지던트호텔 모차르트 홀에서 열렸습니다. 이날의 특강 강사는 다산연구소 박석무(朴錫武) 이사장.
주제는 〈안동의 사림정신〉 — 영가회의 뿌리 도시인 안동의 정신적 두께를 한자리에 풀어내는 자리였습니다.
강사 약력
- 1949년 전남 무안 출생
- 전남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
-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 수료
- 제13, 14대 국회의원
- 단국대학교 제21대 이사장
- 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
- 한국고전번역연구원 원장
- 다산연구소 이사장
저서 —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다산 기행》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역서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시 정선 상·하》 《흠흠신서》 외
1. 추로지향 —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박 이사장의 강의는 안동을 추로지향(鄒魯之鄕) 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공자가 태어난 노(魯), 맹자가 태어난 추(鄒)에 견줄 만한 정신적 고장이라는 뜻.
조선 정조가 퇴계 치제문에서 "추로지향"이라 일컬었고, 1981년 공자 78세손 공덕성(孔德成)이 도산서원을 방문했을 때 도산서원 원장으로 추대되어 〈추로지향〉이라는 휘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안동은 통일신라·고려시대의 지도 이념이었던 화엄사상, 조선시대의 성리학,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같은 당대의 새 사상을 생활 속에서 실험하고 튼튼한 근거지 역할을 한 곳. 일제에 의해 전통 사회가 무너질 때 오히려 새 시대의 혁신 사상을 몸으로 지킨 도시였습니다.
2. 안동학(安東學)의 위상
박 이사장은 안동학을 우리나라 유일의 지역학으로 소개했습니다.
안동대학교·경북대학교·한국국학진흥원·하와이대학 한국학연구소가 공동으로 5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의 결과물로 《안동학》 5권이 발간됐고, 이 문화적·정신적 토대 위에서 안동은 2004년 10월 9일 세계역사도시연맹(세계 65개 도시)의 회원 도시가 되었습니다.
3. 선비 정신을 이어가는 평생학습 도시
안동은 평생학습의 기운이 무르익은 도시. 평생교육원, 한국국학진흥원의 국학시민교양강좌, 노인대학·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안동예절학교 등 51개 기관에서 매년 약 1만 5천 명이 학습에 참여합니다.
전통시대 서원의 성리학적 생활 규범이 마을의 향약으로 뿌리내렸듯이, 새 시대에는 안동 시민 모두가 평생학습과 공동체적 참여 윤리로 삶을 가꾸어 가는 모습.
4.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운동 발상지
박 이사장은 안동을 한국 독립운동의 발상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894년 갑오의병에서 1945년 안동농림학교 학생항일운동에 이르기까지, 안동은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 2005년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유공자 700명(대구 120명, 서울 233명) 가운데 안동 출신은 277명.
1894년 갑오의병은 독립운동 최초의 역사로 기록됨으로써 안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운동 발상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07년 8월 10일 사단법인 안동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안동 지역의 의병 기록인 《안동의소(安東義疏)》, 류인식의 《대동사(大東史)》, 조선노동공제회 안동지회 임명장, 조선물산장려회 취지서, 《신간회 국내외 정세 보고서》 등의 유물을 정리해 왔습니다.
5. 인보협동(隣保協同)의 고을
안동은 향약의 실천을 이어받아 이웃과 더불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사회적 결속력이 강하게 남아 있는 곳. 기초 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자취가 이어지고 있으며, 2005년 주거복지 부문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안동민속축제
안동에서는 해마다 가을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안동민속축제가 열립니다.
문화관광부는 이 축제를 6년 연속 전국 650여 축제 중 최우수 축제로 선정했고, 2005년에는 안동에서 열린 IGO(유네스코 산하 국제민간문화예술교류협회) 185개 회원국 총회에서 〈올해의 세계 최고 축제 자격 인증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안동은 또한 한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지역. 남성 대동놀이인 안동차전놀이, 여성 대동놀이인 안동놋다리밟기, 화전놀이, 저전논매기소리, 내방가사, 행상소리 등 다양한 유형·무형의 문화재가 전승되고 있습니다.
7. 한국국학진흥원
마지막으로 박 이사장이 짚은 것은 한국국학진흥원.
- 위치 — 안동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20여 km, 도산서원으로 가는 길목
- 역할 — 한국학 자료의 수집·보존·연구·보급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한국학 전문연구기관
- 소장 — 유교문화박물관에 만인소 등 250여 종 300여 점의 유물, 장판각에 목판 5만 8천여 장과 고문서 20만 점
- 추진 —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목판 10만 장 수집운동
안동이라는 도시
추로지향에서 시작해 한국국학진흥원으로 닿는 한 시간 — 박석무 이사장은 안동이라는 도시가 단지 영가회원의 고향이 아니라 한국 정신사의 한 거대한 두께임을 풀어 보여 주었습니다.
영가회의 뿌리가 어디에 박혀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
출처: 《영가회 40년사》 188~1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