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탐방 1회 — 고향으로 돌아간 하루

1985년 봄, 첫 번째 안동 단체 방문

2026年 05月 10日글 · 편집실

버스 한 대, 마흔 명의 귀향

1985년 봄, 영가회는 처음으로 단체로 버스를 빌려 안동으로 내려갔다. 회원 마흔 명 남짓이 이른 아침 서울을 출발해 경북 안동으로 향했다. 고속도로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아 네 시간 가까이 걸리는 여정이었다. 버스 안에서 회원들은 오래된 고향 이야기를 꺼냈다. 서울에서 해마다 몇 번씩 만나면서도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안동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야 비로소 나왔다. 고향 길에 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의 마음을 열어주었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탐방의 첫 번째 목적지는 하회마을이었다. 안동 출신이면서도 하회마을을 제대로 돌아본 적이 없다는 회원들이 적지 않았다. 일상에서 벗어나 고향의 유산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경험은 예상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초가 지붕 사이사이로 강이 보이고, 낮익은 기와집 담장 옆을 걸으며 회원들은 저마다의 기억을 꺼내들었다. 오후에는 도산서원을 찾았다. 퇴계 이황의 가르침이 스민 공간을 함께 걸으며, 안동 출신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새삼 느꼈다는 소감이 이후 회지에 여럿 실렸다.

고향 음식과 헤어짐

탐방의 마무리는 안동 시내 식당에서의 저녁 자리였다. 안동 간고등어와 헛제삿밥, 안동 소주가 상에 올랐다. 서울에서는 흉내만 내던 맛이 고향 땅에서 제대로 펼쳐졌다. 자리가 파하고 버스에 오를 때, 여러 회원들의 눈이 붉어져 있었다는 기록이 당시 회지에 남아 있다. 이 첫 번째 안동 탐방은 이후 영가회의 정기 행사로 자리 잡는 안동 탐방의 원형이 됐다. 고향과 서울을 연결하는 것, 그것이 영가회 존재 이유의 하나임을 그날 모두가 확인했다.

출처: 《영가회 40년사》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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