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사람들만 아는 농담
안동 사람들 사이에는 그들만 아는 농담이 있다. 외지인이 들으면 왜 웃는지 모르는 그런 것들. 가령 어느 집안 어른이 마을에서 가장 근엄한 분이었는데, 장터에서 파전을 사 드시는 것을 들켜 온 동네 이야기거리가 됐다는 일화. 양반 체면에 장터 음식이라니 하는 시선을 의식하셨던 것인지, 그 이후 그 어른은 더 근엄해지셨다는 이야기. 안동 사람들이 모이면 이런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서울에서 사투리로 겪은 일들
서울 생활 초기에 사투리로 겪은 에피소드들이 있다. 택시를 타고 "아, 하이고"라고 했더니 기사분이 뒤를 돌아봤다. 회사 회의 시간에 생각도 못 하고 "맞다카이"라고 했다가 주변이 잠시 조용해졌던 기억. 처음에는 그런 순간들이 당혹스러웠다. 말투를 숨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영가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 생각이 달라졌다. 사투리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서 온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표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웃음의 뿌리
영가회 모임에서 가장 많이 웃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마도 누군가 안동 사투리로 이야기를 꺼낼 때일 것이다. 그 순간 자리 전체가 안동이 된다. 서울 한복판, 빌딩 어딘가의 연회장이 갑자기 안동 장터나 마을 어귀로 변한다. 그 웃음은 단순한 유머의 반응이 아니다. 같은 뿌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는 신호다. 영가회가 있어서, 그 웃음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다.
출처: 《영가회 40년사》 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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